본문 바로가기
콘텐츠

<진짜가 나타났다!>-넷플릭스 드라마, 지독하고 고루한 한국형 가족주의

by 콘텐츠 큐레이터 김윤 2023. 6. 29.
반응형

출처:KBS 진짜가 나타났다

1. 문화코드와 콘텐츠

각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코드가 있는데 한국의 문화코드에도 빨리빨리’, ‘’, ‘’, ‘발효’, ‘예의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수많은 콘텐츠에는 그 나라의 문화코드가 녹아져 있습니다. 한국의 지상파 TV에서 방송하는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의 주요 스토리라인은 경제적 사정이나 계층이 다른 두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거나 한쪽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결국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에 다다릅니다.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해도 그전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는 데는 멜로라인을 형성하거나 방해하는 데 있어서 한국적 가족주의갑질이라는 문화코드가 늘 따라다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가 빠지면 소금 치지 않는 맹숭맹숭한 국을 먹는 느낌이랄까요. 이러한 문화코드가 한국 드라마에 매번 드러나는 이유는 등장인물 간 갈등 구조를 만들기에 매우 용이하고, 극적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에는 KBS 2 TV 주말드라마이자 넷플릭스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2023)>에서 드러나는 한국 문화코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진짜가 나타났다'에서의 클리셰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2023)> KBS 2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방송하는 주말드라마로 넷플릭스에서는 다음 날 시청할 수 있습니다 다. 이 드라마 이전 주말 드라마의 인기와 재미가 높지 않아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클 수밖에 없어서인지 시청률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주 등장하는 회장 가족의 모습은 참으로 진부합니다. 매우 고집 세고 자기중심적인 회장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재혼한 며느리와 그의 아들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손자 취급을 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그를 물건이라고 부릅니다. 심지어 결혼도 그(손자)가 원치 않는 여자와 강제로 시키려고 합니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요즘 세상에 이런 설정이 설득력이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주인공이 겪는 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해서 적과 방해꾼을 여러 곳에 배치해 놓는 것은 문학, 드라마,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 적과 방해꾼이 가족인 경우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만 가족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가족이 아니라는 지독하게 고루한 한국형 혈연중심 가족주의를 드러냅니다. 혈연이 아닌 가족 구성원에게 '남의 씨'라거나 '머리 검은 짐승'이라는 대사를 하면서 대놓고 언어폭력을 행사합니다. 
또 다른 한국형 가족주의의 클리셰로는 가족 구성원을 나이에 따른 서열관계가 있다고 여기고 무례한 행동들을 합니다. 다음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진짜가 나타났다'에서의 한국형 가족주의

오늘날 가족의 형태는 매우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일일 혹은 주말드라마에서의 그것은 조부모, 부모, 자식, 삼촌, 이모 혹은 고모, 조카로 구성되는 대가족 형태인 데다가 위계와 권위주의를 상징합니다. 힘과 돈을 가진 조부모 혹은 부모는 거친 언변과 행동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갑질을 해대고, 저항하는 가족 구성원에게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응징을 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성했거나 결혼한 자녀가 독립하거나 분가를 하고자 하면 같이 살기를 강조합니다. 설사 따로 산다고 해도 자녀가 반찬을 원한다는 의사표시가 없어도 가족의 어머니는 반찬을 만들어서 계속 갖다 주거나 아들이나 딸 집을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가기도 합니다. 내 아들() 집이라서 아무 때나 가도 된다고 혼자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연락하고 오라고 하면 부모는 매우 섭섭해합니다.  가족주의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힘들 때 위로해 주고 기댈 수 있는 대상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그리는 가족주의는 자식을 독립된 개체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조부모 또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경우 자식에게 조건을 걸어 여러 방법으로 괴롭히는 것을 과연 좋은 가족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괜찮은 어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이런 문화코드를 넣은 한국 드라마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게 소위 시청자들에게 먹히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욕하면서 본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작가의 참신한 상상력, 이제 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