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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네 행복한 밥상(舞妓さんちのまかないさん まいこさんちのまかないさん)>-넷플릭스 드라마, 중도포기도 나쁘지 않아요.

by 콘텐츠 큐레이터 김윤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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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1. 음식에 대한 단상

필자는 요리를 하거나 음식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배고파서, 생존을 위해 먹습니다. 그러니 음식을 예쁜 식기에 담아내는 플래이팅에도 흥미가 없고, 누가 맛보라고 주는 음식도 어떤 맛일지 호기심이 없다 보니 바로 먹어보지 않습니다. 심지어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먹방 콘텐츠를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소위 쿡방처럼 요리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잘 안 보는 게 저에게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카모메식당>, <리틀포레스트>, <심야식당>,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과 같이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는 눈길이 갑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음식이나 요리과정을  보여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음식을 만들게 된 계기, 음식에 얽힌 추억, 음식이 주는 위안 등 그 속에 사람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장면에서 사람들이 함께 만날 때 음식과 함께 합니다. 음식은 어색함을 없애주는 매개체여서 만남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한 편을 다음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2.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들여다 보기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2023112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9부작 일본 드라마입니다. 주간 소년 선데이지에 연재된 코야마 아이코(小山愛子) 작가의 만화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를 원작으로 하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방영 전인 20212월에는 NHK에서 36화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는 이 분량의 대폭 줄여서 1화 변화(고향을 떠나 교토에 온 키요와 스미레가 마이코네에서 전통 예능인인 마이코가 되기 위한 수련생 생활을 시작합니다.), 2화 오타후쿠(마이코가 되기에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안타까운 통보를 받게 된 키요,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배달 음식 질린 마이코 언니들을 보며 진짜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이 요리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3화 금기(은퇴한 어느 마이코가 마이코네에 불쑥 다시 돌아오고, 키요는 고향에서 온 묵직한 소포를 받고 기뻐합니다.), 4화 소원(휴일을 얻은 키요와 스미레는 시내를 구경하고 신사에서 소원도 빕니다.), 5화 선택(다들 연애 얘기로 이야기를 나눌 때도 키요 눈에는 오로지 요리만 보입니다.), 6화 짝사랑(모모코는 키요가 만든 크림스튜 한 그릇을 먹어 봅니다.), 7화 병(게이코 마이코가 모여 연례행사와 함께 새해를 시작합니다. 입맛을 잃은 스미레를 위해 키요가 특별음식을 요리합니다.), 8화 축제(해마다 열리는 분장 이벤트에서 모모코가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9화 출발(계속 빛을 발하는 스미레를 보며, 키요는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중요한 식사를 준비합니다.)로 구성하여 방영했습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마이코가 한 사람의 이름인 줄 알았으나 화류계에 종사하는 여성들로 게이샤가 되기 전인 소위 수습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고 합니다. ‘마이코네는 그 여성들이 숙식하고 게이샤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3.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이야기

이야기는 키요, 스미레 두 소녀가 고향 아오모리를 떠나 교토로 와서 마이코의 꿈을 키우면서 시작되는데 마이코에 재능을 보이는 스미레와 달리 키요는 전혀 재능이 없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다 키요가 마이코들에게 음식을 해 주면서 자신이 요리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이코 숙소의 요리사가 됩니다. 키요는 마이코가 되기를 중도 포기했지만 낙담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라는 말을 남들에게 자주 합니다.. 그런데 만약 키요가 마이코가 되기 위해서 배우는 여러 가지 과정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끝까지 했다면 마이코, 나아가 게이샤로 성공했을까요? 때때로 해보고 안 맞다 싶어서 포기하면 키요처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키요는 요리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넘치고 사람들이 자신의 음식을 먹는 모습에 너무나도 행복해합니다.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사람에게 생기를 주는 건 장소와 결국에는 사람들일 거예요.” 
키요는 게이샤가 되기 위해서 꿈을 품고 있는 마이코들의 공간인
마이코네에서 그들과 다른 꿈을 꾸지만 그들을 맛으로 즐겁게 해주는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매일매일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4. 포기가 주는 행복

솔직히 이 드라마는 엄청나게 선악의 대립이 없는 잔잔한 이야기 전개로 다소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또한 15, 16세 정도의 미성년자가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마이코 생활을 한다는 것, 현대에도 마이코 훈련소가 있다는 것은 한국인에게는 낯설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은 잠깐 모서리로 보내놓고 꿈을 실현하려는 자, 꿈을 이룬 자, 꿈에서 비켜난 자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아픔과 즐거움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함께 위로와 축하를 해 주는 예쁜 판타지로 이 드라마를 이해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키요의 중도 포기는 새로운 출발이자 행복으로의 진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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