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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ぐでたま : 母をたずねてどんくらい)>-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뼈 때리는 귀여움

by 콘텐츠 큐레이터 김윤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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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1.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 들여다 보기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20221213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10부작 일본 실사 애니메이션입니다. 구데타마는 키티(Kitty)로 유명한 산리오(Sanrio)에서 2013년 출시한 게으른 달걀로 노른자 부분에 눈과 입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 전에도 TBS 텔레비전의 프로그램 '아사찬!'의(あさ チャン!) 코너 중 하나로 한편당 1분 남짓의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널브러진 자세로 귀찮아~’를 입에 달고 사는 구데타마 캐릭터는 모기가 근처에 있을 때만 재빠르게 쫓아낼 뿐 매사 의욕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노력해야 해’, ‘남들보다 앞서가야 해’, ‘부지런해야 해라는 사회적 명령에 역행합니다. 애니메이션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마를 찾아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있는데도 뒹굴뒹굴이란 의태어가 붙을 정도로 도무지 심각할 것이 없지만 구데타마가 사키피요라는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서 그나마 의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즉, 할 일이 있으면 하는 성격입니다. 게다가 가끔 상대방에게 툭툭 내뱉는 한마디는 츤데레의 전형으로서 말로 누군가의 뼈를 아프게 합니다.

2.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의 이야기

초밥집에서 태어난 달걀 구데타마와 병아리 사키피오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습니다. 매우 소극적인 구데타마와는 달리 추진력과 적극성으로 무장된 사키피오는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요즘 MZ 세대가 좋아하는 성격유형인 MBTI로 말하자면 I형과 E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일식집 냉장고에 무수히 쌓여져 있는 달걀판에서 달걀 하나가 흔들리다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구데타마가 탄생합니다. 병아리 사키피오 역시 흔들리다가 달걀껍데기를 붙인 채 등장합니다. 사키피오는 구데타마와 같은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둘이 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형제라고 생각하고 엄
마를 찾으려고 합니다. 엄마가 간절히 보고 싶은 사키피오와 엄마를 찾는 일마저도 귀찮은 구데타마는 귀찮아하지만 사키피오를 돕기로 하고 길을 나섭니다. 그러나 의욕과 달리 일식집에 온 손님들에게 잡아먹힐 뻔 하는 등 둘이 일식집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부터가 순탄치 않습니다. 다음에서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보도록 합니다.

3.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의 여정

첫 번째 도착 장소(에피소드 2:빙글빙글)는 초밥집의 회전판, 접시에 담긴 채 내뱉는 첫마디가흘러가는 대로 사는 인생입니다. 알에서 깨어난 진 얼마 안 된 달걀은 마치 인생을 관조한 듯 말합니다. 여기서 만난 달걀 초밥은 손님들에게 아침부터 선택받지 못하고 계속 돌고 있어서 버석버석 말라버렸고 자신을 묶고 있는 김이 개성이라고 말하면서도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합니다. 구데타마는 그 김이 사회규범이라면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달걀 초밥은 주변의 초밥들이 선택되는 것을 보고 먹히지 않는 것도 운명이니 긴 여정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희망과 절망의 중간쯤 되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캐릭터들이 그저 귀엽기만 하지만 그들의 대화를 곱씹어 보면 암묵적이건 명시적이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시합니다.
두 번째 장소는 총리실(에피소드 3: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맞아?), 우연히 총리와 만나게 된 구데타마와 사키 피요는 스트레스에 지쳐 널브러진 총리가 이렇게 늘어지다 보면 뭔가 보이기도 하거든이라고 하자 사키피요가 정말?’이라고 묻자 구데타마와 총리가 동시에 같은 자세를 취하며 아니면 말고라고 합니다. 총리가 아무 가치가 없는 사람인 된 것 같다라고 하니 구데타마가 그 가치는 누가 정하는데?’ ‘본인의 가치는 스스로 정하는 거 아니야?’라고 총리의 뼈를 강타합니다.
에피소드 5: 넌 영혼까지 썩었구나가 시작되자마자 나오는 노래는 이 애니메이션의 일관된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밝고 느긋한 악기 소리를 대표하는 우쿨렐레 연주로 시작하는 이 곡의 가사는 ‘(중략) 이런저런 일 많았지만 낮잠 자기 좋은 날, 인생은 돌고 돌아, 떼굴 또 데굴, 흘러가는 데로 살면 돼, 오늘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 그저 즐겁게, 한껏 느긋하게 떠나보자이다. 엄마를 만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심각하지 않고 이왕이면 즐겁고 여유롭게 해 보자는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썩지 않으려고 실리카 겔을 몸에 부착하는 장면, 큐알코드로 엄마를 찾아 나서는 영특함, 게으르지만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근자감, 알끈으로 파리를 잡아서 노는 장면 등 적절한 병맛 개그와 귀여움, 그리고 생각할만한 메시지가 어우러진 <구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를 보면서 스트레스 가득인 삶을 순간이나마 캐주얼하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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