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랙 미러' 알아보기
2011년 시즌 1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까지 시즌 6가 방영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는 SF 장르의 옴니버스 드라마로 미디어 및 기술 발달이 가지고 오는 윤리적인 문제나 딜레마를 독창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제작한 '블랙 미러' 시리즈는 사회, 기술, 인간의 삶에 대해 미래적이면서도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각 에피소드마다 독립적인 스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과 기술의 영향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표현합니다. 가상현실, 인공 지능, 사회적 평가 시스템, 사이버 테러, 개인 정보 보호 등 다양한 주제들이 인간의 욕망과 부딪히는 방식으로 시리즈에서 다루어집니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011년에 처음으로 방영된 이후 '블랙 미러'는 뛰어난 상상력과 결말에서의 반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극찬을 받아왔으며, 시청자들과 비평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와 스토리는 첨단 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우리는 항상 양가적인 측면을 함께 살펴보고 고려해 봐야 하는데 '블랙 미러'는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블랙 미러' 시즌 6 소개
2023년 6월에 선보인 '블랙 미러' 시즌 6 역시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전 시리즈와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달라 보입니다. 여전히 미래 기술, 첨단 기술이 등장하기는 하나 분위기가 예전 미드인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 1983)', 'X 파일(X-Files, 1993)', '제3의 눈(The Outer Limits, 1995)'과 비슷합니다. 레트로 SF, 레트로 미스터리물이라고 할까요. 그 드라마들에 대한 추억이 있는 필자로서는 '블랙 미러' 시즌 6가 매우 반가웠습니다만 이전 시즌까지의 분위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블랙 미러' 시즌 6은 '존은 끔찍해(Joan Is Awful)'를 시작으로 '헨리호(Loch Henry)', '저 바다 너머 어딘가(Beyond the Sea), '메이지 데이(Mazey Day) 그리고 '악마 79(Demon 79)' 등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가 다 다른 이야기지만 모두 불편한 즐거움, 낯선 즐거움을 뜻하는 언캐니(Uncanny)라는 색을 입혔습니다.
3. '블랙 미러' 시즌 6의 5개 에피소드
'존은 끔찍해'는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 남자친구와 시간을 보내지만 무료함을 느끼는 존이라는 여성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림베리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자신의 일상과 비밀이 그대로 방송되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셀마 헤이액이 자신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그녀와 함께 스트리밍 회사에 찾아가서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니 그 드라마는 양자 컴퓨팅과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콘텐츠로 앞으로도 'OO은 끔찍해'라는 제목으로 시리즈를 선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관음주의적 즐거움과 소스화된 개인의 삶은 수많은 각색 버전을 양산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 수 있지만 동의 없는 딥페이크화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헨리호'는 주민이건 관광객이건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스코틀랜드의 한 조용한 마을에 도착한 젊은 커플이 과거에 있었던 마을의 끔찍한 납치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알게 된 잔인한 이야기와 가해자들의 태도 및 죽음을 다루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중 한 명은 살아남아서 그가 제작한 영화는 상을 받게 되지만 그 사건에 자신의 부모가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해합니다.
'저 바다 너머 어딘가'는 1969년 어느 날, 레플리카인 두 우주 비행사가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겪게 되는 비극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과거지만 첨단 기술을 통해 우주로 바로 가게 된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레플리카도 감정이 있다는 설정이 이야기를 안타깝게 합니다.
'메이지 데이'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늘 불안과 긴장 속에서 사는 할리우드 스타가 어느 날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혼미해진 상태에서 사고를 내게 된 이후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 와중에서 할리우드 파파라치를 피해 다니느라 갖은 애를 쓰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이 늑대로 바뀌고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파파라치들에게 자신에게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사진 한 컷이라도 더 얻기 위해 집요하게 사진을 찍어대는 파파라치의 모습이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악마 79'는 1979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여, 한 여성 구두 판매원이 겪게 되는 인종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견디며 지내던 어느 날 악마를 만나게 되면서 세상이 멸망하지 않으려면 3명의 인신공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녀가 체포되었을 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으나 세상이 멸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말을 믿게 됩니다. 이 에피소드는 한 인도계 여성의 참았던 분노가 악마의 명령에 복종함으로써 해소됨과 동시에 인간적 죄책감도 동반하며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는 태도가 종국에는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블랙 미러' 시즌 6은 다소 오컬트적이고 디스토피아적이기도 합니다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강렬합니다. 미래의 어떤 최첨단 기술이 나오더라도 사회적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로 '블랙 미러'의 사회적 기능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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