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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Vigilante)> 디즈니+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넷플릭스 드라마-사적 제재의 정당성과 위험성 사이

by 콘텐츠 큐레이터 김윤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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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디즈니플러스

 

출처 : 넷플릭스

 

우리가 겪어 온 형벌의 가벼움

뉴스에서 보도되는 잔혹 무도한 범죄자가 그 행위에 비해 너무 낮은 형량을 받거나 기소 중지, 혐의 없음 혹은 무죄 등의 판결이 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어도 분노하며 판사들을 질타한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인이라면 관련 없는 사람보다 더 억울해하며 분통을 터뜨린다. 법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경우 사람들은 한 번쯤 사적 처단, 사적 복수, 사적 제재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법 규정이 없었던 아주 옛날에는 개인 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사적 제재를 가했겠지만 성문헌법 이후에 어떤 범죄라도 그 조항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사적 제재를 드러낸 두 다라마 <비질란테>와 <국민사형투표>

법이 가진 구멍을 메우고 싶은 욕망을 그린 두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었다. 디즈니 +<비질란테>와 넷플릭스의 <국민사형투표>가 그것이다. <비질란테>CRG가 쓰고, 김규삼이 그린 네이버 웹툰으로 2018427일부터 202118일까지 연재되었다. 동네 건달에게 어머니를 잃은 피해자 김지용이 사적으로 가해자를 복수하는 내용이다. 낮에는 경찰대학 학생으로 모범적인 학교 생활을 하지만, 밤에는 후드 옷을 입고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의 이야기다. 비질란테는 자경단이라는 뜻으로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국민사형투표>는 엄세윤, 정이품 작가의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많은 각색을 거쳐 드라마화되었다. 복역하고 나와도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다고 판단되거나 출옥 후에도 계속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개탈을 쓴 집단이 그들을 사형시키고, 형사들은 그런 개탈 무리를 쫓아서 국민사형투표를 멈추려는 양자 간의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비질란테>와 <국민사형투표>의 공통점과 차이점

<비질란테><국민사형투표>의 공통점은 두 콘텐츠 모두 주인공의 가까운 사람을 범죄로 잃은 뒤 자신과 관련이 없는 범죄자까지도 단죄한다는 설정에서 복수보다는 사회정의 실현을 강조한다. 차이점은 <비질란테>는 김지용을 흉내 내는 비질란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1인이 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면 <국민사형투표>는 처단은 개탈을 쓴 집단이 하지만, 사형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는 일반인들의 투표 참여를 통해서이므로 일반 공공도 공범으로 참여시킨다는 사적 공동체가 가하는 제재라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비질란테>와 <국민사형투표>이 보여주는 사적 제재의 양면성

두 콘텐츠를 볼 때마다 사적 제재를 가하는 주인공의 활약은 매우 통쾌하지만 비질란테를 흉내 내는 자들의 무분별한 보복성 처단은 사적 처단의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또한 수려한 외모의 비질란테로 인해 현실적 영웅으로 비쳐서 사적 처단이 미화될 우려도 있다. <국민사형투표>에서는 제대로 판결받지 못한 가해자에게 투표를 붙여서 사형시키는데 한 명을 사형시킨 다음 연 이어서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연쇄살인이기도 하다. 또한 어느 순간 대중에게는 비질란테가 누군인지 알아내기 위한 수수께끼 거나 국민사형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자기도 영웅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미션을 해결하는 듯한 놀이의 쾌감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언론은 자극적이면서도 경쟁적인 보도를 하면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누군가는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서, 누군가는 영웅놀이를 위해서, 누군가는 시청률을 위해서 질주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각종 SNS를 다수가 이용하는 시대에서 행위는 모방적으로 확산되고, 하나의 유행이 되다 보니 사적 제재는 정당성과 파생되는 위험성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두 콘텐츠는 이러한 양상을 균형 있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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