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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넷플릭스 드라마-맥거핀으로 사용된 샤머니즘

by 콘텐츠 큐레이터 김윤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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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웹툰가이드

 

연상호 감독의 콘텐츠

<돼지의 왕>, <부산행>, <서울역>, <반도>, <지옥>, <정이> 등 연상호 감독 및 작가의 콘텐츠는 특유의 기괴함으로 무장한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의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도 그 흐름을 이어가는 콘텐츠 중 하나다. 대학 강사로 일하는 윤서하에게 존재도 몰랐던 작은 아버지가 있었고,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남긴 선산이 서하에게 상속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는다. 경황이 없는 가운데 서하는 작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있던 중, 그녀의 이복동생이라고 주장하는 김영호가 나타나서 장례식장을 엉망으로 만든다. 이후 서하에게 계속해서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 바람피우던 남편과 다툰 후 남편은 변사체로 발견되었으며, 서하의 집 아파트 문에는 닭피로 도배가 되었고, 전임교수가 되고 싶었던 그녀의 욕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산을 팔라는 수상한 동네 이장의 행동, 남편의 바람을 조사했던 흥신소 사장과 그와 연관된 노래방 건물주 등은 모두 그녀의 선산과 돈을 노린다. 그녀를 둘러싼 연이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담당 형사 최성준과 박상민은 계속 수사를 하지만 시원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시청자의 시선은 사건의 범인이 사람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존재, 즉 샤머니즘(shamanism)에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하는 여러 장치가 드라마에 등장한다.

출처 : 윤서하, ZUM

샤머니즘 소재

샤머니즘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한 소재이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으나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다뤄지느냐에 따라서 시청자의 수용행태가 다양해질 수 있다. 샤머니즘은 샤먼 즉, 영매(무당)가 주술을 통해 초자연적인 존재와 소통하여 무속신앙으로 알려져 있다. 때때로는 샤먼은 궁극적 실체와 합일되는 체험을 했다는 점에서 신비주의(mysticism)로 보기도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과학적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때 그것을 해결하고자 샤먼을 통해 도움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행위는 숱하게 있어왔다. 과학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에 와서도 합리성과 이성을 거스르는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라마 <선산> 에러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윤서하와 형사들이 하나씩 사건의 퍼즐 조각을 맞추기 전까지는 초자연적 존재의 노여움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갑자기 나타난 동생 영호는 무엇에 씐 듯 늘 넋이 나가 있거나 광기 어린 모습으로 서하 앞에 나타나고 이미 돌아가신 서하의 아버지가 30년 전에 사용했던 엽총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다. 마치 서하 아버지의 혼이 떠돌면서 서하와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자아낸다.

출처 : 김영호, 네이트뉴스

맥거핀으로서의 샤머니즘, 결국 가족 드라마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아버지와 고모가 근친상간으로 낳은 자식이 영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범인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신체적 문제로 부모와 주변 사람들로부터 핍박받았던 고모였다는 것을 알게 된 서하는 고모와 영호를 미워하지만 가족이라는 생각에 극한 상황에서 그들을 구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샤머니즘의 외피를 입은 가족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샤머니즘은 사건 발생의 원인이 초자연적인 어떤 것에 있지 않을까 하는 관객의 기대를 끝까지 붙들게 하지만 맥거핀이었다. 맥거핀은 사건의 중요한 단서나 이유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시청자나 관객을 끝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일종의 헛다리 짚기, 속임수로서 사용된다. 영화 <선산>에서는 이 맥거핀을 6부작 드라마에서 적절히 시간 배분해서 긴장의 끈을 수축했다가 서서히 이완시킨다. 맥이 좀 빠지기는 하지만 연상호 감독은 궁극적으로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의 존재와 그 이유에는 사람, 나아가서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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