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발레리나> 소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스토리 유형은 한마디로 복수극이다. 경호원 출신 옥주는 일에는 충실하지만 사람을 잘 믿지 않다 보니 사교적이지 못하고 혼자 만의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옛 친구인 발레리나 민희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되면서 옥주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들을 하게 되면서 민희에게 우정을 느낀다.
영화 <발레리나> 이야기
어느 날 옥주는 민희의 자살을 목격하게 되고, 민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가 최프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최프로는 여성들을 유인해서 야동을 찍고 그루밍을 하는 지독한 빌런이다. 옥주는 민희의 쪽지에 적혀 있던 아이디를 추적, 최프로의 집에서 수많은 여성들의 영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 발레리나라고 적힌 USB에는 민희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분노한 옥주는 최프로에게 접근, 최프로는 잠든 옥주의 옷을 벗기면서 영상을 촬영하는데 온갖 무술을 섭렵한 옥주는 그를 공격한다. 둘 다 팽팽한 실력으로 맞서지만 결국 옥주가 이기고, 최프로는 입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다. 그의 보스는 옥주를 당장 잡아오라고 명령하고 최프로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이를 알게 된 옥주는 마약을 만들고 있는 보스 조직의 소굴로 들어가서 수십 명의 조직원과 보스를 총으로 죽인다. 이 장면은 매우 하드코어 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연출되었다. 1대 다수가 벌이는 총격신과 몸으로 하는 액션신은 영화 <킬 빌>를 비롯한 종래의 복수 액션극에서 본 듯한 진부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마치 발레리나가 무대에서 격렬한 춤을 추듯 리드미컬하다. 이충현 감독은 “발레라는 게 겉으로 보기에는 우아해 보이지만, 더욱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면 치열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그런 특징을 살려서 한 편의 발레 공연을 보는 듯한 복수극을 보여주길 바랐습니다.”라고 밝혔다.
영화 <발레리나> 캐릭터
옥주 역의 전종서 배우는 어둡고, 외롭고, 우울한 분위기에 최적화된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녀를 처음 본 영화 <버닝>, <콜>, <몸값>, 그리고 <발레리나>에 이르기까지 묘한 분위기에 툭툭 내뱉는 말투는 어느새 그녀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같다. 최프로를 맡은 김지훈 배우는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 사이를 적절하게 오가는 배우다. 한없이 정의롭고 착한 역할과 그 반대 지점에 있는 역할에서 시소 타기를 매우 잘하고 있다. <발레리나>에서 최프로는 잘생긴 외모지만 서늘한 눈빛과 잔인한 성격을 존재감 있게 표현하고 있어서 전종서와 1대 1 대립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민희 역의 박유림 배우는 앞에 두 배우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옥주와는 정반대의 성격인 감성적이고 발랄한 모습을 안성맞춤으로 연기하고 있다.
누아르 액션 제안
최근 OTT 영화 중 누아르 장르를 내세우는 것들은 비슷한 미장센을 가지고 복수 스토리, 무자비한 액션을 보여준다. 마약을 거래하는 조폭, 형사와 대립하는 집단, 영화 <발레리나>처럼 개인 간의 복수 등이 캐릭터만 다르지 클리셰로 점철된 것 같다. 복수 누아르가 참신해지려면 대립 관계보다 캐릭터 자체에 집중하는 스토리를 전개해 보면 어떨까 조심히 제안해 본다. 사건 주임이 아니라 왜 주인공이 그러한 행동이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어린 시절 성장배경, 겪었던 다양한 사건들과 관련 인물들만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보거나, 복수를 중간에 아무 생각이나 이유 없이 그만둬버리는 황당함을 가지는 이야기를 펼쳐보면 어떨까 소심한 욕심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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